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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기증유물특별전 ‘어느 도시학자가 꿈 꾼 서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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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811회 작성일 21-11-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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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B서 무료 관람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에 맞추어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위드 코로나, 함께 박물관”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번 캠페인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시민들의 박물관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했고, 서울역사박물관 본관과 분관 그리고 메타버스에서 매주 흥미로운 전시를 새롭게 공개하며 관람객들과 소통한다.

총 7건의 전시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어느 도시학자가 꿈 꾼 서울>(10월 29일/ 본관) ②<마야 : 신성한 도시 타칼리크 아바흐>(11월 9일/ 본관) ③<도성의 서쪽 문, 헐값에 팔리다>(11월 9일/ 한양도성박물관) ④<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11월 16일/ 본관) ⑤<서울 멋쟁이>(11월 19일/ 서울생활사박물관/ 본관) ⑥<경교장, 메타버스 세계에서 만나요>(11월 23일/ 제페토) ⑦<청계천 기계공구상가-붕어빵틀에서 인공위성까지>(12월 10일/ 청계천박물관)

캠페인의 첫 번째 전시는 강병기 교수 기증유물특별전 <어느 도시학자가 꿈 꾼 서울>展으로 내년 3월 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본관에서 개최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17년 우리나라 도시계획과 도시설계 분야의 기틀을 마련한 1세대 도시학자인 강병기 교수가 평생을 연구한 자료 2만 여 점 일체를 기증 받은 바 있다.

강병기 교수는 1932년 제주에서 태어나 17세 때인 1949년 일본으로 밀항해 도쿄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일본 모더니즘 건축의 대표적인 선구자 중 한 명인 단게 겐조(丹下 健三) 아래에서 모더니즘 건축과 도시설계를 배웠다. 1970년 박사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로 초빙돼 귀국 후 ‘도시설계론(urban design)’ 강좌를 최초로 개설했고 1996년까지 도시학및 도시계획학의 개념 정립과 홍보를 위해 적극 활동한 학자이다.

이번 전시는 2017년 기증받은 유물을 활용해 강병기 교수 도시계획의 철학과 서울 도시개발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조명한다.

‘남산 국회의사당’ 설계도, 시청 앞 광장 조성 계획이 최초로 포함된 ‘서울특별시 주요 간선도로변 도시설계’ 보고서, 수도권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를 대비해 수립된 ‘수도권 정비계획’, 1970년대 세워진 ‘행정수도 백지계획(안)’ 등 총 200여건의 유물이 전시된다.

특히, 강병기 교수의 지론이었던 ‘아래로부터의 도시만들기’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사회운동에 투신했던 퇴임 이후 삶에도 주목했다.

전시 구성은 <1부. 강병기 교수의 일생과 도시철학>, <2부.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3부. 걷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 등 크게 3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먼저, 1부 강병기 교수의 일생과 도시철학에서는 건축학과 도시계획을 수학하던 학창 시절의 자료부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제안과 연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제주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밀항하기까지의 과정과 당시 시대적 배경을 가족 인터뷰 자료를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또한 전자공학에서 건축학으로 전공을 변경하게 된 고뇌의 시간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계적인 건축가 단게 겐조(丹下 健三)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간 청년 강병기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당시 사용했던 유물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후 1970년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에 부임해 초기 도시계획 관련 강좌를 개설하던 당시 수업계획서, 교재 등을 통해 도시설계라는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초기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당시로는 새로운 기술이었던 CAD와 GIS 등을 도입해 다양한 연구와 분석을 진행했고 실제 설계에도 적용한 결과물도 함께 전시한다.

2부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에서는 강병기 교수가 실제 참여했던 도시계획의 사업별 설계도, 보고서 등과 함께 미공개 자료를 아카이브 전시기법을 활용해 전시한다.

강병기 교수의 국내 첫 번째 활동은 1959년 ‘남산 국회의사당 설계 공모’ 당선이다. 도쿄대학교 재학 시절 선배였던 박춘명, 김수근 등과 함께 남산 국회의사당 건립을 위한 설계 현상공모에 당선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5.16군사정변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완벽한 수준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이 설계도면과 사진을 만나볼 수 있다.

1970년대 한국은 도시계획을 전공한 인력이 부족했으며 도시설계라는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시기로 강병기 교수는 다양한 사업에 참여했다. 청와대가 주도했던 ‘경주 보문 관광단지 설계’, ‘수도권 정비계획’, ‘신 행정수도 백지계획’ 등 국가적인 프로젝트부터 ‘서울시 간선도로변 도시설계’, ‘서울시 도시계획’, ‘목동 신시가지 개발사업’ 등 서울시 도시계획 등의 자료도 전시한다. 특히 계획서, 보고서, 사진자료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계획서 초안, 조사 자료, 대외비 문서 등은 이번 전시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강병기 교수는 이미 1980년에 요즘 들어 회자되고 있는 역세권 중심의 고밀도 도시개발 방식인 ‘Rosario(로사리오) 계획’을 제안했다. 주택 공급과 일자리 공급을 역세권 중심으로 고밀도로 이뤄지도록 서울시의 공간구조를 궁극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제안을 무려 40여 년 전에 내놓았던 것이다. 이밖에도 한국의 현실에 맞는 도시계획과 설계를 제안하고 발전시켰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다수의 제안들을 관련 유물들과 함께 심도 있게 조명했다.

3부. 걷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에서는 ‘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여생을 바쳐 활동한 시민운동 관련 자료도 전시한다.

1990년대에는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도시연대) 대표를 맡아 자동차 중심의 도시구조에 기인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보행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사회운동을 추진했다. 그 결과 ‘서울특별시 보행권확보와 보행환경개선에 관한 기본조례 제정’, ‘서울시청 앞 보행광장 조성(서울광장)’ 등을 이루어 냈다. ‘서울광장’은 이미 1970년대부터 자동차에 빼앗긴 시민 의 공간(시청 앞 광장)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것을 시민운동가로서 이루어 낸 것이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위드 코로나와 함께 시작하는 이번 전시가 서울 곳곳에 배어있는 강 교수의 도시철학과 사상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전시공간의 제약으로 방대한 업적과 기증유물을 모두 펼쳐 놓을 수 없었으나 이번에 소개되지 못한 자료는 ‘도시성장사 아카이브’로 관리 보존하여 후대에 전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현장 관람은 10시부터 18시까지이다.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www.museum.seoul.go.kr)을 통한 온라인 사전예약(1회당 100명, 총 3회)과 현장접수(1회당 200명, 총 3회)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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